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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연구원 생활

면접 발표를 준비하는 예비 연구원분들에게

 

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어떻게 하면 면접관들의 기억에 남는 발표를 할 수가 있을까? 아마도 대학원 이후에, 직업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려는 모두가 한 번쯤은 이런 고민들을 해보지 않았을까. 실제로 나는 그리 많은 면접장에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발표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고민들을 많이 해보았다. 그리고 내가 고민하여 얻은 결론들을 이용해서 몇 번의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오늘은 예비 연구원분들이 면접 발표를 준비할 때 알아두면 좋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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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지원하는 회사 (혹은 연구소)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찾기

 너무 당연한 소리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아마 지금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찾지 않고 면접장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게, 한 번 더 언급해보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다. 그 회사에서 어떤 일들을 지금까지 해왔고, 지금 어떤 일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하기를 원하는지, 어떤 실험적인 방법들을 쓰는 곳인지, 대표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스타일로 일을 하는지 등등. 뉴스에 나온 것들, 잡 커뮤니티에 나온 것들, 지인으로부터 얻은 정보들을 모두 모아서 정리해두자. 회사의 설립 이념, 대표의 말, 연혁 등도 읽어보는 것이 좋다. 언제 어떻게 나에게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 회사의 모든 것을 알아내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정보를 얻어내자!

 

 나는 서류를 낸 기업에 대해서 지원을 한 그 날부터 면접장에 들어가기 10분 전까지 하루에도 여러 번 회사에 대한 뉴스와 이슈들을 검색해보았다. 과거에 냈던 채용 공고를 검색해보기도 하였고 (과거에 사람을 많이 뽑았던 직무와 현재 사람을 많이 뽑는 직무를 비교해보면서 이런 방향으로 회사가 나가고 있구나, 이런 변화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였다.) 대기업 제약회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코웍하는 그 대기업 회사에 대해서도 정보를 수집하였다. 어떤 다른 회사들과 어떤 연구들을 함께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들도 알아두니 스스로 그 회사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도 좋았고, 면접 때 답변을 할 때도 도움이 되었다. 

 

 

02. 지원하는 회사와 나와의 공감대, 연결고리를 찾기

 회사에 대한 정보들을 많이 수집하였다면 다음 단계는 회사와 나와의 공감대를 찾는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사와 나와의 공감대란, 회사의 관심사이면서 나의 관심사이기도 한 것을 말한다. 이 글에서 내가 말하는 회사와 나와의 연결고리이다.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면 아래의 예시를 보자. 회사와 나와의 연결고리 중 대표적인 것들을 나열해보았다.

 

주제: 내가 졸업 논문으로 작성했던, 혹은 학위기간 동안 했었던 주제와 똑같은 연구를 하는 회사. 예를 들면, 나는 석사학위 기간 동안 신경 퇴행성 질환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같은 주제의 연구를 하는 제약회사를 첫 직장으로 삼게 되었다.

실험적인 방법: 내가 학위 기간동안 트레이닝받았던 실험적인 스킬을 메인 실험기법으로 사용하는 회사. 예를 들면, 나는 학위기간 동안 마우스 행동실험과 인젝션, 해부, 조직 실험들을 진행하였었고 같은 실험적인 방법들을 사용하여 약물의 효능을 검사하였던 제약회사에 지원하였다. 

모델: 내가 학위 기간동안 실험에 사용하였던 모델과 같은 모델을 사용하는 회사. 예를 들면, 나는 대학원에서 신경 퇴행성 질환 모델 마우스를 사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었고, 이후에 같은 모델 (=신경 퇴행성 질환 마우스와 렛트)을 사용하는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세부분야: 내가 선택하여 전공한 세부분야와 같은 분야의 연구를 하는 회사.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여성 생식을 본인의 세부 분야로 정하여 전공하였고 이후에 불임치료로 유명한 병원 연구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많은 공통 관심사가 있을 수 있다. 회사의 기업 이념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인데 본인의 인생 목표도 같다거나 하는 부분도 회사와 나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어느 것이든 관계 없다. 무엇이든 회사와 나와의 연결고리를 많이 찾아서 나열해보자. 그리고 그 부분들을 발표 PT를 만들 때 곳곳에 심어 두자!

 

 

03. 연결고리는 강하게! 나머지들은 약하게! 발표 시, 강약 조절을 하자!

 인상 깊은 발표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다른 발표들은 모르겠지만 면접 발표를 기억에 남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듣는 사람의 관심분야, 궁금한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취향저격 발표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같은 사람이 이야기를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고 끝까지 관심을 갖고 듣지만,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듣고 나서도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경험들 말이다.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렇다. 그리고 우리들 앞에 앉아 계실 분들, 면접관분들도 사람이다.

 그렇다면 면접관 분들의 관심분야는? 바로 회사에서 입사자에게 시킬 직무에 대한 분야이다. 모르는 사람과 빨리 친해지기 위해서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면접 발표를 하면서 앞에서 찾은 회사와 나와의 공통 관심분야, 연결고리에 대한 이야기들을 강하게 어필하여 말해보자. 회사에 대한 기업분석을 이렇게나 많이 해왔다는 것을 어필함과 동시에 나의 능력치에 대한 어필도 할 수 있다. 

 

+)

나의 경우에는 대표님이 함께 참석한 면접 자리에서 대표님이 재미있어하시며 나에게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더 말해봐."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회사에 물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을 준비해 갔는데 그 질문들을 들으시고도 대표님이 "다 알고 왔을 것 같은데 뭐... 다 아는데 물어보는 거지?"라고 하는 말들을 하셨다. 예상치 못하게 그 면접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대표님과 가장 오래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요, 저는 이 회사에서 관심 있어하는 분야 이외에도 다른 많은 연구들을 해보았는데요...?"

 지금까지 이 글에서 한 이야기가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면접에 가서 엄청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상관없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들,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나열하기에 급급한 발표를 하고 있었다. 듣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없다고 느낀 것이, 회사의 직무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본인의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일일이 다 말하느라 발표 시간을 넘기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면접관분들과 다른 지원자분들과 함께 앉아서 그 발표를 듣는데, 듣는 내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발표가 끝난 뒤 아무도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았다. 사실 추가 질문이 나올 수가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다. 너무 많은 것들을 보여주려다 보니 하나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었고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으니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해서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어필하고 싶은 게 지원자 마음인 것을 나도 이해한다. 너무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래도 회사에서 궁금해하지 않는 부분, 관심 있어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간략하게 언급하고 (혹은 생략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렇게 한 뒤 발표가 끝나고 질문이 나오면 그때는 자세하게 설명해도 된다!) 나는 면접 발표에서 강-강-강-강으로 말하는 분들의 발표를 들을 때 면접관들의 표정을 봐버렸다. (진짜 안물 안궁, 흐으음... 이런 표정이다 ㅠ_ㅠ) 

 


 

별 것 아니지만,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마음으로, 이 글의 내용들을 면접 발표를 준비할 때 꼭 한 번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곳으로 모두 모두 취뽀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뿅!

 

 

(영상으로 이 내용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요기로 ↓)

youtu.be/vlKnHm4sX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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