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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이의 책읽기

과학자가 되고 싶으시다구요?! 이 책 한 번 읽어보시죠!

 

 

 

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뭘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중요한 일을 하는 별난 사람들

- 과학자가 되는 방법, 남궁석

 

 

내가 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밝혔기 때문일까? 최근에는 유독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나 과학자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일들이 많았다. (인터뷰도 두 번이나 했다! >.<) 평소 같았으면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웠겠지만, 과학자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고 하니까! 뭔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간도 쓸개도 다 빼내 줄 기세..) 그런데 한참을 이야기를 하는데 상대방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과학자를 꿈꾸는 분들, 혹은 내가 하는 일을 궁금해하는 분들이라고 하니, 말이 술술 나왔다. 그리고 '과학자가 하는 일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니까, 이런 것들은 당연히 알고 계시겠지?' 하는 생각으로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아뿔사. 상대방은 안드로메다로 이미 진작 떠나고 난 뒤였다. 황급히 하던 말을 마무리 짓고 '아, 좀 낯선 이야기였죠?'라고 물으니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뭘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중요한 일을 하는 별난 사람들.' 오늘 내가 소개하고 싶은 책의 초반부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엄청나게 공감이 가는 문구이다. 나와 인터뷰를 했던 분들은 나에게 '과학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괴짜이거나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의 모습을 떠올렸다'는 말을 해주셨다. "생각했던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서 놀랐어요."라면서. 당황스러운 마음에 그 자리에서는 '아.. 그러셨어요...ㅎㅎ'하고 웃어넘겼지만, 다른 사람들도 과학자를 떠올릴 때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려나, 하는 생각이 드니 요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과학자들은 이런 일들을 합니다!"라고 설명을 마구마구 해주고 싶은 것은 내가 설명충이어서인지, 과학을 하는 사람 이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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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여러 과학 교과를 통해 과학지식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과학지식을 배우는 것은 과학자가 하는 일과 동일하지 않다. 학교에서의 배움은 교과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타인이 알아내고 정리해 온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작업이지만, 과학자가 된다는 것에는 단순히 인류가 현재까지 습득한 과학적 지식을 배우는 차원을 넘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지식을 획득하는 '지식의 창출자'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면 과학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하여 과학자가 될 수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새로운 지식을 알아내려면 기존에 쌓인 과학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해야 할뿐 아니라 그 이상이 요구된다. 과학연구는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 과학자가 되는 방법, 남궁석

 

 

그렇다면 과학자는 대체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 한 마디로 요약을 해서 말하자면, '이 세상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세상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어떻게 밝혀내냐구? 나는 그것부터가 바로 과학자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밝혀낼 것을 찾아내고, 정의하고, 연구하고, 정리해내는 그 모든 일들 말이다. (아, 물론 이미 알려져 있는 것에 대해서 연구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그 분들이 하시는 일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전에 밝혀졌던 내용과는 또 다른, 새로운 무언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분들 중에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이 필요할지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그 한 분, 한 분들 모두에게 '아... 당신은 과학자가 되기 어렵겠네요...', '오! 당신은 정말 천재 과학자가 될 수 있겠군요!'라는 식의 이야기를 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물론 그럴 능력도 없다 ^^!) 그래도 굉장히 간단하게 어떤 사람이 과학자가 될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만 할 수 있는 일이니, 만약 과학자가 되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과학자가 되기에 적합한 사람은 바로! (두구두구두구두구!) 어떤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본인만의 해결방법을 찾아서 해결해나갈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고!) 의외로 너무 과학자와는 동떨어진 이야기 같아서 실망했으려나...? 하지만 이건 정말 내가 대학원생으로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부터 느껴오던 것이다. 사실, 과학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다보면 너무나도 많은 문제 상황에 맞닥드리게 된다. 그 문제 상황들 중에서 일부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지도 교수님과 상의를 해서 풀릴 수 있기도 하겠지만, 또 일부는 아무리 주변에 자문을 구해도, 교수님께 물어보더라도 이렇다 할 해결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과학자가 되기에 적합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바로 그때 나타난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금까지 대부분의 과학연구는 이렇게 가설 설정과 실패를 거듭하며 수행되어 왔다. 우리는 제한된 지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한다. 하지만 지식의 최전선에서는 가설조차 잘못 세워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학연구에서 '연구할 가치가 있는 문제'는 정답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며 심지어 정답이 존재하는지, 문제가 성립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매우 우수한 지적 능력을 가졌지만, 과학연구의 이러한 본연적 성질과 맞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다. 답이 정해진 과학 과목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러한 '연구 문제'를 푸는 막막함을 즐기지 않는다면 당신의 지적 능력과는 관계 없이 직업적인 과학자가 되기엔 적성이 맞지 않는 것이다.

- 과학자가 되는 방법, 남궁석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많은 세부사항들을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서 스스로 나열하고, 분석하고, 하나하나씩 문제의 원인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실험을 해보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람. 마주친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경험한 뒤에, 결국에는 문제 상황을 해결해내는 사람. 그리고 그 문제 상황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줄 아는 사람. 많은 사람들이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시도하겠지만, 나는 결국 이런 사람들만이 과학자가 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실망은 마시라! 지금 당장은 내게 이런 면모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앞서 말한 모든 부분들은 노력에 의해서 개발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작든지 크든지 나에게 문제라고 생각되는 일이 일어났을 때, 하나하나 관련 사항들을 나열하고, 분석하고, 직접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해보며 과학자가 되기에 적합한 경험치를 쌓아보자!)

 


 

언젠가 나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 "과학자가 되는데 창의력이 필요한가요?" 정작 내게 그런 질문을 한 질문자에게는 이렇게까지 말해주지 못했지만, 그 질문에 대한 나의 진짜 생각은 이렇다. 과학자가 되는 길을 지나다보면 많은 문제들을 마주치게 되고, 그중 일부는 이전에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문제 상황일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여러 번 거치다 보면 어느샌가 창의력이 발달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는 '창의력'이라는 것이, 그 과정을 거치는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은 계속해서 주어지지만, 그 환경 속에서 '창의력'을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다.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문제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만이 그 과정 속에서 '창의력'을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 지금 없는 능력이지만 경험을 통해 배울 줄 아는 사람들이 과학자가 되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과학자가 되는 방법
국내도서
저자 : 남궁석
출판 : 이김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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