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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이의 책읽기

과학적 사고방식에 대하여

 

 

 

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어떻게 하면 근본적으로 과학자의 꿈을 가지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평소에도 생각이 참 많은 나이지만, 과학자와 관련된 컨텐츠들을 구상하면서 더욱 생각이 많아졌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어렴풋하게 '생각을 하는 것, 생각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자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그 '생각을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어떻게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또 '그러면 어떻게 해야 생각을 잘하는 건데?!' 하는 이어진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없었다. 아마도 그건 나의 표현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었거나 더욱더 깊이, 내가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여러 달, 여러 날의 고민을 품고 지내오다가 어느 날엔가 우연히 정재승 교수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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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과학적 사고방식이라는 게 뭘까요?"


인터뷰에서 정재승 교수님은 과학콘서트를 읽고 난 후, 독자들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자의 물음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나라면 이런 계산을 할 때 이것까지 고려를 할거야', '착한 어린이를 어떻게 정의하지?', '울지 않는 어린이는 이렇게 정의하고..' 하는 생각들을 하는데, 사실 그런 방법이 내 책을 가장 완벽하게 읽는 법이다."

 

그 순간이었다. 와, 이거다. 오랫동안 내가 생각해오던 것과 같은 결의 이야기를 하는 교수님을 보면서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과학적 사고방식은 별 게 아니라 이렇게 직접 생각하면서 개념을 정의해보고, 그 생각대로 스스로 다시 계산을 해보는 것, 그 자체가 과학적인 접근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인 거야!' (유레카!) 

 

사실 누군가가 말로 풀어서 설명했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개념을 글로 다시 설명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정말 극심하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느낀 그 '유레카!'의 기분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영상을 권하고 싶다. (처음부터 보시는 것도 좋고, 영상이 너무 길다면 제가 알려드리는 시간 (28:42)부터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언제든 내가 생각하는 것이 틀렸다는 반증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내가 믿는 것을 '절대적'이라고 쉽게 믿지 않는 사고방식, 끊임없이 의심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 직관과 다른 생각들도 존중할 수 있는 태도. 영상의 마지막 부분쯤에 나오는 교수님의 말씀도 너무 좋았다. 내가 추구하고 있는 삶의 태도가 언제,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과학자가 갖춰야 할 태도와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그냥 좋았다. 

 

 

칼 세이건은 "과학은 단순히 지식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생각하는 방법이다"라고 했다. 존경하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과학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자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같은 말이다.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삶의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지식은 빨리 늘어나고 널리 퍼지는 데 비해 생각하는 방법과 삶의 태도는 중세시대나 지금이나 거의 바뀌고 있지 않다. 지식을 쌓는 것은 부지런하기만 하면 되지만 생각하는 방법과 삶의 태도를 바꾸는 데는 연습이 필요하다. 

-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다행스럽게도 '생각을 잘하는 것이 과학자에게 필요하다'는 나의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선배 과학자 분들도 동의하시는 의견인 듯하다. (조금은 스스로의 주장에 신뢰가 생긴 기분이다!) 아직도 내가 어떤 부분들을 언급해야 나의 컨텐츠를 소비하는 분들에게 근본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조금 더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확해진 느낌이 든다.

 

여러분, 과학자가 되고 싶으시면 진~짜 생각을 잘하는 연습을 하셔야 한다니깐요! (찡긋)

 

 

 

+)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라는 책은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들도 포함이 되어 있지만, 정치색이 많이 드러난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책 자체를 추천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관련 책을 읽게 될 분들께, 제가 이 책의 모든 부분들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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