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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이의 책읽기

우리가 대학원생활을 통해 꼭 배워야만 하는 것

 

 

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우리에게 대학원은 왜 필요할까? 우리 사회에서 대학원이라는 곳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나도 대학원에서의 시간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대학원이라는 곳에 대해서 단순히 '한 분야의 지식을 더 깊이 있게 배우기 위해 가는 곳'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진짜 그것뿐일까? 

 

 

이 장의 앞부분에 인용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라는 것은 쉽게 말해 "공부를 하더라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통찰력을 얻을 수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독선에 빠질 우려가 있다"라는 뜻이다. ... 독학자가 범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단순히 지식만 욱여넣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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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연구원에 대해서 이야기한 이전 글에서 나는 생명과학연구원이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여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생명과학연구원뿐만 아니라 모든 연구직의 사람들은 생각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경우, 그런 연구원의 자질은 대학원의 시기에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본인이 선택한 (혹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주제에 대하여 다각적으로, 깊이 있게, 연속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생각을 하는 것. 한 분야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스스로 생각하면서 다른 것들과 조합해보고, 그러면서 자신만의 관점을 갖게 되는 것이 독학의 매커니즘이라고 한다는 어떤 책의 내용들을 읽으면서 나는 바로 이것이야말로 대학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고찰 없이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것만으로는 사람이나 조직의 행동에 관한 통찰은 얻을 수 없다. ... 인풋은 '배움'에 해당하고 추상화 및 구조화는 '생각'에 해당한다. 이 둘이 균형 있게 기능해야만 비로소 지적 전투력의 향상과 직결되는 독학의 시스템이 완성된다. 

-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어릴 때는 몰랐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필수적으로 배움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것까지 배워야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까지도 배워야지만 사회에서 살아남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독학'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그럼 단순히 배우는 것,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추상화 및 구조화 : 지식을 추상화하고, 다른 것들과 조합해서 자신의 관점을 갖도록 한다

-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나는, 어떠한 분야라도 지식이 많이 쌓이면 통찰력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같은 교육 수준의 사람들이 내는 아웃풋이 왜 그렇게 큰 차이가 날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는데 최근에 이 책을 읽으며 그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었다. 지식의 축적과 그 지식을 소화해내는 생각하는 시간을 각각 따로따로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 빈틈이었다. 

 

즉, 쌓인 지식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들을 갖고, 그 안에서 다시 새로운 결합들을 만드는 과정들을 통해야지만 '본인만의 관점'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기발한 아이디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본 후에 기존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조합하고 연결해서 문제에 딱 맞는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마리는 종종 엉뚱한 곳에 있다.
훌륭한 창의적 사고의 기초는 지식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식은 반드시 소화과정을 거쳐야 하고, 결국에는 참신하고 새로운 조합과 관계라는 형태로 드러나야만 한다. 

- 아이디어 생산법, 제임스 웹 영

 

 

나의 경험으로 대학원에서의 시간은, 이런 것들을 훈련하는 시간인 것 같다. 대학교 때까지의 배운 지식들을 꼭꼭 씹어 소화하는 훈련. 그래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시선, 나만의 관점을 갖는 훈련. 그리고 그 관점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

 

몇몇의 경우에는 특별히 대학원의 시기를 거치지 않더라도 이러한 것들이 체화된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반대로, 대학원의 시기를 거쳤더라도 이러한 사고방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있기도 하고.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지식을 수집하는 것만큼 그 지식을 소화해내는 시간의 중요성도 인지할 수 있게 되기를, :)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국내도서
저자 : 야마구치 슈 / 김지영역
출판 : 앳워크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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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생산법
국내도서
저자 : 제임스 웹 영(James Webb Young) / 이지연역
출판 : 윌북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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