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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그리고 나의 답변, QnA

QnA) 내가 박사과정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

by 홍세발이 2020. 9. 6.

 

 

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질문)

박사과정 진학은 왜 안 하셨는지 궁금해요!

 

 

나의 답변)

저는 처음에 석박통합과정으로 대학원에 입학했는데요, 학위를 중단하고 석사학위로 졸업을 한 데에는 여러 가지의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었어요.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그중에서 몇 가지 만을 최대한 간추려서 이야기해볼게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일'은 석사학위만 따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예요. 저는 연구에 포함되는 많은 일들 중, 직접 실험을 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오게 되었는데요, 대학원 과정을 겪으면서 박사로 졸업을 하게 되면 실험을 하는 일 외에도 연구비를 받기 위해서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고 여러 회의에 참석하거나, 논문을 쓰는 등의 일들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원했던 실험 업무를 맡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구요. 

 

 

두 번째는, 박사로 졸업을 하고 연구자가 되었을 때의 부담감이 너무 크게 느껴졌어요. 직업적으로 연구자가 되었을 때, 연구자는 본인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게 되는데요.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아무리 연구를 잘 하거나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것들에 대한 질책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나의 노력 여부와는 관계없이, 연구 프로젝트가 잘 되지 않을 때도 많아서 정말 많은 압박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실험 결과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데에 부담감을 느끼고 연구 필드를 떠나시는 분들도 꽤 있다고 알고 있구요.) 물론 석사와 박사 모두 본인이 맡은 연구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겠지만, 박사 졸업자의 경우엔 (석사 졸업자에 비해서) 책임자의 위치에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학위 과정을 지나는 동안 점점 그 위치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더라구요. 그래서 석사 학위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마지막 이유는 내가 더 절실하게 박사학위가 필요할 때, 내가 더 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학위를 받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어요. 저의 유튜브 채널이나 블로그 글들에서는 제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다른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꽤나 힘든 대학원 시절을 보냈어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최악이었던 날들도 많이 있었구요. 일단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 석사 학위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았고, 석사 학위를 딸 수 있게 되었으니 우선 졸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만약 필드에서 박사학위가 필요하다면 그때 다시 돌아와서 학위를 해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기도 했구요. (필요에 의한 행동으로부터 나온 결과가 효율이 좋기도 하구요 ^^)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 박사 학위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과거의 저의 생각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또 석사와 석박통합과정 중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석사학위를 해 본 후에 박사학위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신다면, http://gradschoolstory.net 여기에 나와 있는 글들을 읽어보시면 조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사이트에 써진 글들을 기반으로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책도 나왔는데 제가 읽어보기에 책에 더 자세한 내용들이 많아 시간이 나신다면 책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물론 제가 쓴 책은 아닙니다만,, ㅎㅎ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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