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질문)
저는 생물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생물학과로 진학했고 실험도 재미있어서 랩실에 들어가서 학부생으로 연구를 했어요. 그러다가 다른 대학원으로 진학을 했는데 사수의 행동들 때문에 너무 힘이 듭니다. 점점 연구에 대한 흥미도 사라져서 내가 정말 연구를 좋아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되요.
나의 답변)
실험실 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쌓는다는 것이 참 쉬운 일이 아니죠...ㅠㅠ 교수님과, 또 다른 실험실원들과의 관계도 어렵지만, 특히 사수와의 관계는 정말 어려운 관계인 것 같습니다.
저도 대학원 시절, 같이 연구를 하던 실험실 동기때문에 힘든 시간들을 보냈던 경험이 있어서 질문자님의 고민이 너무 공감이 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저는 그 친구와의 관계 말고도 다른 여러 고민들을 하던 중에 석사로 대학원 생활을 마무리 짓게 되었는데요, 하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절대로 질문자님이 생명과학이나 연구에 재미가 없어서, 혹은 대학원과 맞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겪어보니 일반적으로 대학원이라는 곳 자체가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힘든 곳이어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할 일도 많이 생기게 되는 것 같구요) 또 별별 사람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보니까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지는 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질문자님의 마음이 너무 힘들고 지치신 것 같은데, 일단은 본인부터 챙기고 돌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휴학을 해서,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나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기회를 본인에게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자님의 판단이시겠지만 다른 랩실로 옮기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김박사넷과 같은 사이트를 통해서 다른 실험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거나 가능하다면, 다른 실험실에서 인턴을 하면서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현재 지도 교수님과, 또 다른 방의 교수님들과도 면담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생각을 해보았는데도 정 아니다 싶으면 잠시 이 일을 그만 두는 것도 괜찮아요. 다시 본인이 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괜찮아졌을 때 다시 하면 되니까요. 제 주변에 있는 분들 중에서 계속해서 힘든 시간들을 버티다가 결국에는 이 분야에서 떠나가버린 분들이 있는데요, 저는 그저 질문자님이 이 분야와 아예 등 돌리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떤 방향이 되었건 본인 스스로를 믿으시고 잘 생각해서 결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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