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물학실험실 잡학사전

컬쳐를 한다구요...?!

 

 

 

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컨탐으로 인한 멘붕에서 빠져나오고 난 며칠 뒤, 또다시 나를 문화충격으로 몰아넣은 단어가 있었으니, 그 단어는 바로 컬쳐...! 오늘은 컬쳐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728x90

 


 

실험실 생활을 하다보면,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들을 듣게 되기도 한다. 물론, 그 의미는 전혀 다르지만. (^^) 실험실 출근을 하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컨탐'이라는 단어를 듣고 내가 멘붕에 빠졌었다는 이야기를 이전 화에서 했었다. 그러고 다시 며칠 지나지 않아 나는 또 한 가지 단어 덕분에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바로 '컬쳐'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실험실에서 예상치 못하게 '컬쳐'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컬쳐...? 내가 생각하는 그 컬쳐를 말하는 건가....? 대체 실험실에서 문화를 말할 일이 뭐가 있지?!?! (동공 지진)' 생각하고 또 생각을 해보아도, 간접적이고 비유적인 의미로라도, 그런 단어를 말할만한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

 

 

나의 혼란스러움과는 상관없이 실험실에 있던 많은 선배들은 여기저기에서 '컬쳐, 컬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또 나만 몰라, 나만!) 대충 대화는 이런 식이었다. "오늘 컬쳐 해?" "프라이머리 컬쳐 어떻게 됬어?" "아, 오늘 컬쳐 못 하겠네.." 컬쳐면 컬쳐지, 컬쳐를 한다는 건 또 무슨 뜻이야? 다시 한번 영어사전을 검색해보았다. 그리고 비로소 나는, 선배들이 사용한 '컬쳐'라는 단어의 뜻이 동사의 의미인 '(미생물 조직 등을) 배양하다'는 뜻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생물학 실험실에서도 물론 '컬쳐'라고 하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겠지만, 내가 처음 실험을 배운 실험실에서는 특히 '컬쳐'라는 단어를 참 많이 사용했다. 아마 셀라인 컬쳐뿐만 아니라 마우스 프라이머리 컬쳐도 하는 곳이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여기서 다시 질문. 셀라인 컬쳐와 프라이머리 컬쳐는 또 무엇일까?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컬쳐의 뜻은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세포를) 배양하다'는 의미이다. 조금 더 풀어서 말하자면, 생물체에서 세포를 떼어내 인공적인 외부 환경 (a.k.a 실험실)에서 세포를 키운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때, 생물체에서 분리해 낸 세포를 처음으로 외부 환경에서 배양하는 것을 '초대배양', 즉 '프라이머리 컬쳐'라고 부른다.

 

 

 

자 그럼, 프라이머리 컬쳐는 이제 알았다! 그럼 셀라인 컬쳐는 무엇일까? 


우리가 세포 실험을 하려면 세포가 계속해서 필요하다. 그럼 계속해서 프라이머리 컬쳐를 하면 될까? (노노.)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일단 계속된 프라이머리 컬쳐를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명체가 계속 필요하고 (예를 들면 쥐, 개구리, 지브라피쉬 등등..) 또 실험자의 시간과 에너지와 돈이 계속 들어간다. 아, 그럼 한 번 떼어낸 세포를 계속 증식시켜서 사용하면 되지 않겠냐고? 맞다. 그래서 바깥 환경에서 계속해서 분열하여 증식할 수 있도록 만든 세포인 '세포주, cell line'가 생겨난 것이다. 바로 이런 세포주들을 배양하는 것을 셀라인 컬쳐라고 부른다.

 

 

사실 이 외에도 실험실에서는 컬쳐라는 용어가 참 많이 쓰인다. (자! 이제 시작이야~) 왜냐하면 우리에겐 마말 쎌 말고도 키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으니까 ^^. 하지만 다음을 위해서, 또 다른 '컬쳐' 이야기는 살포시 남겨두도록 하자.

 


 

 

 

알고 보면 쓸모가 생기는 생물학실험실 잡학사전 네 번째 단어, '컬쳐' 편 끝!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