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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실험실 잡학사전

인벌팅, 탭핑, 파이펫팅, 볼텍싱

 

 

글 · 사진 | 세발이, sebari

 

 

 

이전 시간에는 생물학 실험실에서는 '액체'를 다룰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액체의 부피를 지칭하는 용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모두 기억나시죠?! 람다와 엠엘!) 오늘은 실험실에서 액체를 다룰 때 자주 사용하게 되는 동사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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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실험을 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DNA, RNA, 단백질, 세포들 (그리고 등등등)은 모두 액체 (D.W., buffer, media 등)에 담겨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생물학 실험실에서는 정. 말. 액체를 사용하게 될 일이 많다. 액체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여러 액체들을 서로 섞는 일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럴 때 주로 사용되는 동사들이 있다. 바로 '인벌팅 (inverting), 탭핑 (tapping), 파이펫팅 (pipetting), 볼텍싱 (vortexing)'이다. 아니, 대체 얼마나 용액을 많이 사용하길래 용액을 섞는다는 행위를 지칭하는 동사만 4개나 되냐고?! 그건 직접 실험실에 가서 확인을 해보기로 하고, 일단 오늘은 뜻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

 

 

일단 인벌팅 (inverting). 영어 단어를 많이 접하신 분들은 다 아시는 그 뜻이다. 영어 사전에 나와있는 inverting의 뜻인 '(아래위를) 뒤집다'를 직역해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보통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conical tube에 액체류를 넣고 슬슬~ 섞어주는 것을 인벌팅이라고 부른다. 앞으로 소개할 단어들 중에서 가장 약하게 용액을 섞을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다음으로는 탭핑 (tapping). 이것도 역시, 영어사전에 나와있는 뜻 그대로를 받아들여도 좋다. '(가볍게) 톡톡 두드리다, 치다'는 의미가 있는 단어인데, 보통 사용될 때는 ep tube에 액체류를 넣고 손가락으로 튕겨주듯이 치는 것을 말한다. (말로 들으니까 헷갈리시쥬?! 곧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겠습니다!) 앞에 말한 인벌팅이 슬슬~, 약하게 섞어주는 것이라면 탭핑은 인벌팅보다는 강도를 조금 강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 단어는 파이펫팅 (pipetting)이다. 이 단어는 영어 사전에는 없는 단어이지만 생명과학도들에게는 익숙한 단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물학 실험실에서는 마이크로리터 단위의 미세한 볼륨의 용액을 옮기기 위하여 특정 기구 (=마이크로 파이펫, micro pipette)를 사용하는데 그 기구를 사용하여 용액을 빨아들였다가 내뱉었다가 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파이펫팅이라고 한다. 파이펫팅은 앞의 두 단어와는 다르게 직접적으로 용액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태핑보다 더 강한 강도로 용액을 섞어야 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인벌팅 < 탭핑 < 파이펫팅)

 

 

마지막으로 볼텍싱 (vortexing)이다. 이건 정말 실험실에서만 쓰는 단어이다. (아, 물론 위의 세 단어들도 거의 실험실에서만 사용이 되는 것 같긴 하다.) 볼텍싱이라고 하는 단어도 없는 영어 단어인데 역시 실험실 기구에서 온 단어이다. 실험실에는 볼텍서 (vortex)라고 하는, 진동을 만들어서 용액을 소용돌이치게 하면서 섞어주는 기구가 있는데 그 기구를 사용해서 용액을 섞어주는 것을 볼텍싱이라고 부른다. (실험실에서는 정말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정식 영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논문이나 포스터를 쓸 때는 사용하지 않고 다른 용어로 바꿔서 사용한다.) 오늘 설명한 네 단어 중에서 가장 강도가 강하게 섞을 때 쓰는 단어이다. (인벌팅 < 탭핑 < 파이펫팅 < 볼텍싱) 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보통 세포를 깨뜨리거나 용액에 잘 녹지 않는 케미컬을 녹여야 할 상황에서 볼텍싱 과정을 거친다.

 

 


 

 

알고 보면 쓸모가 생기는 생물학실험실 잡학사전 일곱 번째 단어, '인벌팅, 탭핑, 파이펫팅, 볼텍싱'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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